일본 복권 당첨 후기 - 타카라쿠지 로또7(宝くじ ロト7) 구입 방법 및 정보

일본에 와서 복권이란걸 처음 사봤다. 신랑은 한국에서도 가끔 로또를 사곤 했지만 나는 나에게 그런 운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리고 열심히 일해서 돈 번 외에는 별로 믿지 않는 성격이어서 일확천금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간밤에 꾼 꿈 때문에 복권을 사게 되었다. 김치장독에 구더기가 막 기어다니는 아주 징그러운 꿈이었는데 너무 생생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초록창을 검색해보니 사업이 풍성해지거나 재물과 돈이 생기는 길몽이라고 되어있었다. 오오오. 나에게도 드디어 재물이 굴러 들어오는건가.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잠시 행복한 상상을 해봤다. 그러다가 출근 준비를 하고 있던 남편에게 "오빠, 나 정말 이상한 꿈 꿨는데 완전 좋은 꿈이래" 남편이 "모야모야?" 해서 꿈 애기를 해버렸다. 듣고나서 남편이 "말하지 말고 로또를 샀어야지이"라고 하는데 순간 아차 싶었다. 하지만 입이 근질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다구우.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복권 파는 가게에 들려서 로또 7을 샀다. 당첨금이 젤 높으면서 그래도 확률이 높은게 로또7인 것 같고, 일본은 당첨금에서 세금을 떼지 않는다. 실제로 세금이 없는 것이 아니라 판매가격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렇다는 건데 당첨자 입장에서는 정말 많은 돈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이다.

나고야 카나야마역 JR선 들어가는 입구쪽에 있는 판매점

일본에서 요런 宝くじ(타카라쿠지) 글씨가 보인다면 복권을 판매하는 곳이니 여행할 때도 재미로 한 번 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일본생활을 하면서 한 번 사봐야지 사봐야지 하다가 인터넷에서 정보를 좀 얻고 몇가지 종류를 전 주말에 샀었는데 내가 길몽을 꾼 것이다.

일본에는 로또 3형제가 있는데 미니로또, 로또6, 로또7 요렇게 3가지 종류이다.

미니로또 : 1-31까지의 숫자 중에 5개 + 보너스 번호 1개 1주일에 1번 추첨하여

1등 : 5개번호 일치, 2등 : 4개번호 일치 + 보너스 번호 일치, 3등 : 4개번호 일치, 4등 : 3개번호 일치하면 당첨이 된다,

로또 6 : 우리나라 로또와 제일 비슷한데 1-43까지의 숫자 중에 6개 + 보너스 번호 1개를 1주일에 2번 추첨하여

1등 : 6개번호 일치, 2등 : 5개번호 + 보너스 번호 일치, 3등 : 5개번호 일치, 4등 : 4개번호 일치, 5등 : 3개번호 일치하면 당첨이다. 한국 로또보다는 숫자 범위가 작아서 확률이 더 높은듯 하다.

로또 7 : 1-37까지의 숫자중에 7개 + 보너스 번호 2개를 추첨하여

1등 : 7개번호 일치, 2등 : 6개번호 + 보너스 번호 2개중 1개 일치, 3등 : 6개번호 일치, 4등 : 5개번호 일치, 5등 : 4개번호 일치, 6등 : 3개번호 + 보너스 번호 2개 중 1개 일치하면 당첨된다. (아래 캡쳐 사진 참고)

몇 개를 살까 고민하다가 로또7은 하나에 300엔(약 3,000원)이라서 1,000엔 이내로 해보기로 하고 3개를 내밀었다. 일본도 본인이 숫자를 선택할 수 있고, 자동 추첨도 있는데 자동추첨의 경우 네모칸 안의 제일 오른쪽에 색칠해서 주면 자동으로 번호 7개가 선택되어 나온다.

위의 사진처럼 クイックピック(퀴쿠피쿠, quick pick)라고 되어 있는 곳 한 칸만 칠하여 주면 자동으로 번호가 선택되어 건네준다. 물론 숫자를 선택하고 싶을 때는 7개를 골라서 칠하면 되고, 저 종이를 점원에게 건네주면 당첨일과 숫자가 적힌 종이를 건네주는데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난 인증샷을 위해 뒤의 종이까지 가지고 왔다.

남편에게 로또를 샀다고 메세지를 보내니 우리 하와이 가는거냐고 묻는다. 그래. 짐을 싸놓자! 하며 서로 시덥잖은 얘기로 한참을 얘기한 후, 시간이 흘러 당첨일이 되었다.

두둥.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숫자를 맞춰봤다. 저 중에 하나가 숫자 3개 + 보너스 번호 1개가 당첨이 된 것이다. 오마나! 높은 금액은 아니지만 한국도 아닌 여기, 일본에서 당첨이 되다니 재미있고 신기했다. 6등이었기 때문에 당첨액은 1,000엔(약 만원).

당첨 후 그 담주, 복권을 산 곳에서 당첨되었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当たった？(아땋따?)라며 당첨되었냐고 물으신다. 하잉. 그랬더니 천엔을 건네주신다. 오예.

신나서 다시 고걸로 3개를 바로 사버렸다는. 흐흐.

1등은 무려 90억정도 된다. 여기에 세금도 별도로 빠지는게 아니니 온전히 내꺼다! 재미로 해봤지만 바로 이렇게 당첨이 되어서 신기하고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가끔 사봐야겠다.